SAP, 클라우드 중심 지원 체계 개편…가격 예측성 내세워 계약 구조 손질
SAP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및 지원 포트폴리오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은 클라우드 부문에 한해 적용되며, 온프레미스 제품군은 기존 체계를 유지한다.
새로운 지원 체계는 3단계로 구성된다. SAP는 이를 AI 기반 도구 활용을 대폭 강화한 ‘단순화된 참여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SAP 고객 참여 및 도입 총괄 토마스 피스터는 SAP가 전통적으로 온프레미스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 출발해 고객 성공 서비스 역시 온프레미스 환경에 맞춰 설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서비스 및 지원 포트폴리오도 함께 진화해왔으며, 서비스 제공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비즈니스 전환, 변화 관리, AI 관련 역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고 밝혔다.
피스터는 “새 포트폴리오는 구독 기반이기 때문에 클라우드 제품처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고객 수요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며, 초기에는 6개월 단위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공 플랜
새 포트폴리오는 ‘성공 플랜(Success Plan)’이라는 이름의 세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파운데이셔널(Foundational), 어드밴스드(Advanced), 맥스(Max)로 나뉘며, 고객은 SAP 제품군별로 서로 다른 지원 수준을 선택할 수 있다.
모든 SAP 클라우드 솔루션에 기본 포함되는 파운데이셔널은 필수 온보딩, 기술 기반 클라우드 운영, 예방 중심 지원을 제공한다. SAP는 기존 SAP 엔터프라이즈 서포트(SAP Enterprise Support)를 확장한 형태로, 선별된 콘텐츠와 학습 자료, 애플리케이션 라이프사이클 관리 솔루션을 통한 전환 가이드, AI 기반 미션 크리티컬 예방 지원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어드밴스드는 추가 전문 인력 지원과 AI 기반 가이드를 제공하며, 조직이 리스크를 탐지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은 신규 솔루션 배포와 기능 고도화를 지원하는 활성화 세션을 제공받으며, 강화된 서비스 수준 협약(SLA)과 추가 도구도 활용할 수 있다.
맥스는 어드밴스드의 모든 기능을 포함하는 동시에 전담 성공 플랜 매니저를 배정한다. 해당 매니저는 고객이 SAP 제품에서 최대 가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솔루션 간 프로세스 개선과 맞춤형 AI 활용 사례 도입도 함께 추진한다. SAP는 복잡한 전환을 진행 중이거나 SAP 비즈니스 AI 활용을 확대하려는 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피스터는 온프레미스 고객의 경우 기존 유지보수 계약에 따라 가격 변동 없이 계속 지원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경우 SAP 맥스어텐션(SAP MaxAttention), SAP 액티브어텐션(SAP ActiveAttention), SAP 밸류 어슈어런스(SAP Value Assurance) 등 온프레미스 전용 프리미엄 서비스도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P는 새로운 서비스 단계의 가격이 지원 대상 소프트웨어 비용을 기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가트너(Gartner) 부사장 애널리스트 마이크 투치아로네는 기존 프리퍼드 석세스(Preferred Success)를 대체할 가능성이 큰 어드밴스드 지원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계약 금액의 일정 비율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약 20%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AP는 고객 성공 플랜만 개편한 것이 아니라 운영 책임 체계도 조정했다. SAP는 이사회 멤버 토마스 자우어에시그에게 고객 성공 조직과 고객 서비스 및 딜리버리 조직 전반에 대한 총괄 책임을 부여했다.
새로운 서비스의 가격 구조와는 별개로, 이번 개편을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수석 애널리스트 로버트 크레이머는 “이번 변화는 새로운 지원 모델을 만들어냈다기보다 기존 서비스를 정리하고 클라우드 중심 체계로 재정렬한 성격에 가깝다”라며 “지원 체계를 도입 확대, 선제적 가이드, 측정 가능한 성과와 연계한 점은 의미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핵심은 이번 재편이 고객이 자사 구매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고, 일관되게 가치를 실현하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 자문 프랙티스 총괄 조시 모리는 기업이 패키지형 지원 계약을 수용하기 전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시 모리는 “이번 조치는 지원 모델의 진화라기보다 SAP가 상업적 협상 구조를 재설계한 것에 가깝다”라며 “협상력이 있는 조직은 자사 권한을 점검하고 SAP에 비즈니스 가치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며, 획일적인 SLA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계약 갱신 시점에 SAP에 주도권을 넘겨주게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트너의 투치아로네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번 개편으로 각 단계에 무엇이 포함되는지 보다 명확하고 투명하게 드러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새 구조에서는 특히 맥스 단계의 경우 구독 비용에 일정 비율의 수수료가 포함되기 때문에 계약 유연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 맥스어텐션과 달리 고객이 편의에 따라 계약을 종료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투치아로네는 SAP가 지원 옵션을 보다 명확히 제시했지만, 그에 따른 대가로 향후 지원 계약을 조정하거나 종료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세부 조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확해진 선택지
IDC 리서치 디렉터 엘레이나 스테르지아데스는 새로운 3단계 포트폴리오가 대다수 클라우드 공급업체가 고객 성공 서비스를 구성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맥스 단계 서비스는 기존 맥스어텐션 계약보다 범위와 역할이 보다 명확해졌으며, 이전 계약이 규모가 크고 구조가 복잡했던 것과 비교해 이해하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SAP 제품군별로 서로 다른 지원 단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은 고객 입장에서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것이 곧 비용 절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크레이머는 지적했다. 크레이머는 “구조화와 유연성이 강화된 점은 분명한 장점”이라며 “모든 시스템이 동일한 수준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솔루션 영역별로 단계를 혼합할 수 있는 것은 실용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예측 가능한 가격이 자동으로 더 낮은 비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라며 “표준화는 예산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더 깊은 관여나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위 단계로 이동할 경우 전체 지출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리드 환경을 운영하는 고객은 ‘기본 포함’이 전체 시스템에 대한 포괄적 지원을 의미한다고 단정하지 말고, 신중하게 비용 구조를 시뮬레이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가트너의 투치아로네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투치아로네는 “이번 발표의 핵심은 SAP가 보다 예측 가능한 가격을 약속했다는 점이지만, 세부 조건이 중요하다”라며 “파운데이셔널 지원은 기존처럼 클라우드 솔루션에 기본 포함되지만, 새 맥스 단계에는 추가 비율 수수료와 서비스 일수에 대한 별도 비용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맥스어텐션에서 서비스 일수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불해온 고객에게는 이번 변화가 더 높은 비용과 낮은 유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크레이머는 고객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현재 계약 구조를 새 단계와 비교해 면밀히 분석하고, 지원 단계를 선택하기 전에 변화의 의미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크레이머는 “많은 경우 내부 기본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단순히 서비스 수준을 상향하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라며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무엇을 성공으로 정의할 것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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