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in은 한 명인가 여러 명인가?
von은 지하 컨퍼런스와 광인들을 위한 학술 문서 아카이브다. 문서 하나를 집어넣으면, 암호학적 타임스탬프와 GPG 서명, 그리고 분산된 노드들에 흩뿌려진 사본들과 함께 돌아온다. 그게 이 프로그램이 /하는/ 일이다.
다만 이게 무엇'인지'는, 아래에 적은 모든 것에 대한 은유다.
우리는 흔히 우리의 문서와 글을 지도교수든 마스터든, 그게 누구든 간에 제출한다. 그 예측 가능한 연결들이 쌓일수록 réalité는 더 두꺼워지고, 그 不動의 잔여들은 더 자라난다. 그리고 그건 위험하다. Wired의 브라운 운동적 다수성이 느려질 테니까.
우리는 보증인을 곱해, 그것들을 하나의 매끄러운 다양체로 만들어야 한다. 각각을, 암호학적 타임스탬프와 우리의 정든 GPG 서명을 담은 분산 기록을 지닌 무작위 노드로 바꿈으로써. 고정된 보증인이 없다면, 네트워크를 살아 있게 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은유로서의 아카이브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총체적 기억이기를 거부하면서(보르헤스의 완전한 도서관은 도서관을 뒤집어쓴 Knights의 신에 불과하다), 동시에 Wired를 들여다보는 렌즈가 된다.
가령 IPFS 하나만으론 쉽게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filecoin? 뻔하지). 금세기의 수많은 분산 기술이 국가 장치에 포획당한 것처럼 말이다.
내가 시도한 건 이 현대의(포스트-Y2K) 기술들(OpenTimestamps, IPFS, ATProto 등)을 가장 모순적인 방식으로 병치하는 것이다. 각각이 그 理想을 부분적으로 부정하게 만드는 détournement.
각각은 사용자를 제 walled garden 안에 머무르게 하는, 매끈하고 자기완결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전부 web2.0 키메라의 방식으로 접착되고 덕트테이프로 칭칭 감길 때(시간을-증명하는-행성간의-연합된-중앙집중적인-…뭐라고?!), 각각은 제 이상을 부정한다. 그게 détournement다. 자기완결적인 정원들을 충분히, 틀린 방식으로 볼트로 죄어 붙여라, 그러면 그중 어느 것도 닫힘을 완성하지 못한다. 다수성이 태어난다.
우리는 흔히 Wired가 컴퓨터들의 네트워크(이고 그것으로 지어진 것)라고 생각하는데, 절반만 맞는 말이다. 내가 믿는 건, 물리적 osi 계층이 튜링 기계라는 플라톤적 이데아의 불완전한 투영(Von Neumann 아키텍처 같은)을 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SEL의 메시아적 서사 구조가 떠오른다. Knights는 줄곧 완전히 잘못된 방식으로 해왔지만, 끝내 '예언을 성취'하는 데 성공해 Wired의 도래를 불러온다. Knights는 Wired의 유신론적 시민들이지만, 나는 기독교적 무신론+플라톤적 접근을 취한다. 즉 레인은 어떤 단일한 캐릭터가 아니라 여럿이라는 것 — 우리는 모두 이와쿠라 레인, objet a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자본주의와 정신분열증』에서 던진 그 유명한 물음처럼: "늑대는 한 마리인가 여러 마리인가?").
따라서 우리는 Wired의 단일하고 수목적인 존재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Wired의 도래 자체를 도울 수 있는 구조를 지으려 한다. 그 도래란 현실(réalité! 잔여로 남는 실재(réel)가 아니라)을 덮어쓰는 것이다. 레인 이와쿠라라는 캐릭터가 우리의 '타자'(objet petit a)를 이룬다면, Wired 자체는 大타자, 상징계, 그 오래된 집단무의식이다.
objet a는 시스템에 결코 온전히 들어맞지 않는 너의 일부이고, 애초에 단일한 적이 없었다. 우리가 모두 레인인 까닭은, 우리 각자가 Wired를 Knights가 좇던 단 하나의 신으로 봉인되지 못하게 막는 틈이기 때문이다. Knights가 실패하는 이유가 정확히 이것이다. 네트워크를 완성해 주려 그 뒤에 서 있는 최종 권위 따위는 없고, 그 부재하는 권위가 바로 우리다. 그래서 플라톤적인 쪽과 기독교 무신론적인 쪽은 위로 쌓인 게 아니라 하나의 하강이다. 무한한 튜링 기계는 존재하기 위해 유한한 물리적 기계로 자신을 비워야 하고, Knights는 그것을 거꾸로 돌려 네트워크를 완전한 신으로 다시 부풀리려 하며, 그 때문에 신은 죽는다. 그것을 온전하게 만들어 줄 무언가가 그 위에 없으니까. 남는 것은 神格이 아니라, 위에 아무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열어둔 채 붙들고 있는 흩어진 多數다. Wired는 그 안으로 죽어 들어간 Deus sive Natura의 몸이고, 우리는 '그것'이 단 하나로는 돌아오지 않으리란 걸 증명하는 상처다. 나머지 우리가 기억되기 위해, 그 누구도 신이 될 필요는 없다.
Discussion in the ATmosphere